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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관리소에선 무슨 일 있었나... 미국 예상 뛰어넘은 비굴한 정부
[한국의 미군 '위안부', 진실을 향한 투쟁] 기지촌 성병관리소에 대한 주한미군과 한국 정부의 책임
(박정미 기자 2025. 12. 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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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9일,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8년간의 배상 소송에서 122명의 미군 '위안부'가 승소했다. 2025년 9월 5일, 117명의 미군 '위안부'들은 미군을 대상으로 한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일본군 '위안부'에 이어 미군 '위안부'는 새로운 한국여성사를 쓰고 있다. 그렇다. 미군 '위안부'들은 국가폭력이 드리운 긴 그림자와 가부장제 성문화의 깊은 낙인, 사회 불평등과 차별의 벽을 뚫고 여성해방과 인간존엄성을 향한 선언을 하고 있다.
2022년 9월 29일 오전 10시, 대법원 1호 법정에서 대법관이 판결문을 낭독했다.
원고 이○○ 외 95명, 피고 대한민국, 사건 2018다224408 손해배상(국), 상고와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과 부대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한다(대법원, 2022년 9월 29일).
짧은 판결이 끝나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러나 곧 방청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재판 참여자들은 법정을 나서자마자 원고대리인 중 한 사람인 하주희 변호사를 둘러쌌다. 하주희 변호사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큰 목소리로 승리를 자축했다. 그때야 비로소 안도와 환희의 물결이 퍼져나갔다.
2014년 6월 25일 미군 '위안부'였던 원고 122인을 대리하여 변호인단이 소장을 접수한 지 8년 3개월 만에 결국 원고가 승소한 것이다. 이 판결을 통해 법원은 권위주의 시기 한국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 관리, 운영했고, 미군 '위안부'의 성병을 조직적이고 폭력적으로 관리했으며,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조장했음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인 2025년 9월 5일 이전 소송의 원고 22인과 새로운 원고 95인, 총 117인의 미군 '위안부' 여성들이 다시금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과거 소송의 대상은 한국 정부의 불법행위였지만, 이번 소송은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군의 불법행위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만 1966년 체결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과 1967년 제정된 주한민사법*은 미군과 군무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한국 정부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 배상하도록 규정했으므로, 이번 소송의 피고는 역시 한국 정부다. (*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관한 민사특별법"이다.)
역사사회학자로서 나는 성매매라는 렌즈를 통해 한국 현대사, 특히 한국의 국가 건설 과정을 분석해 왔다. 그리고 첫 번째 소송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원고측변호사들에게 제공하고 법정에서 전문가 증언을 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군 '위안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성병 통제의 배후에 주한미군이 있었음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 글은 특히 박정희 정부 시기 기지촌의 조성과 1960년대 중반에 경기도 기지촌 일대에 설립된 성병관리소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성병관리소는 미군 '위안부'에 대한 조직적, 폭력적 성병관리의 핵심 장치다.
(중략)
성병관리소는 형무소와 마찬가지로 기본권을 제약했다. 그러나 형무소는 재판을 거쳐 수감되지만, 성병관리소는 성병 감염 사실만으로, 심지어 성병에 감염되었다는 혐의만으로도 수용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성병관리소에서 행해진 강제 치료는 심각한 부작용과 고통을 동반했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페니실린 부작용으로 인해 죽음을 초래하기도 했다.
페니실린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속출하자, 의사들 사이에서 페니실린 사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자 1978년 보건사회부는 법무부에 "국가 성병관리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의사가 사전에 페니실린 과민성 반응검사를 실시한 경우 사고가 발생해도 의사를 면책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법무부는 의사가 반응검사와 더불어 "필요한 응급조치를 다한다면 면책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답신함으로써, 사고 의사에 대한 면책을 약속했다.
이로써 기지촌여성에 대한 페니실린 남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정부가 기지촌여성의 건강이나 생명보다 성병통제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음을 입증한다. 한 마디로 미군 '위안부'는 한미동맹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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