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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의 법원삼거리] ‘국민제안’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민중의소리ㅣ2023-07-06

[오민애의 법원삼거리] ‘국민의 제안’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국민제안’이라는 이름으로 ‘집회·시위 요건 및 제재 강화’에 관한 국민참여토론을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집회결사의 자유가 국민의 기본권임을 전제하면서도 "최근 시민과 사회가 감내해야하는 불편이 지나치게 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집회시위 요건 및 제재 강화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하여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국민들의 뜻을 모아 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는 언뜻 그럴싸해보인다. 그러나 ‘집회·시위 요건’과 ‘집회·시위에 대한 제재’의 강화를 과연 이와 같은 ‘찬반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일까?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정하고 있는 기본권으로, 그 본질을 침해할 수 없고 제한이 필요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입법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에서 법률을 통해 그 근거규정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리고 집회의 시간과 장소, 내용을 선택할 자유는 집회의 자유의 ‘본질’을 구성한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헌법재판소 2000헌바67·83결정)로, 그 자체로 보장받고 존중받아야 하는 권리이고, 그 속성상 일정정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집회의 자유를 행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찍이 확인했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권력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헌법정신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취지, 그리고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집회의 자유가 발전하여 온 역사를 통해서 분명하게 확인되어왔다.

 

헌법상 권리인 집회·시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 시민안전을

양자택일로 몰아가는 대통령실 국민제안

시행령으로 집회·시위 제재 강화는 헌법 정신 무시

 

그런데 대통령실의 국민제안은, 제안 취지부터 집회의 자유 보장과 사생활의 보호 내지 시민들의 안전보장이 양자택일의 문제인 것처럼 전제했다. 이미 집회로 인해 감수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음을 전제로 시작된 국민제안의 결과를 반영하여, 법률이 아닌 시행령을 통해 집회·시위의 요건과 제재 강화를 권고할 예정이라는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법률이 아닌 시행령의 개정만으로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것 자체가 헌법이 정한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취임 전부터 법과 원칙을 그토록 강조해오던 정부가, 집회의 자유에 대해서는 원칙을 완전히 외면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것일까.

 

더욱이 최근 집회에 대한 정부와 경찰의 강경대응 기조를 보면, 위와 같은 움직임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경찰은 집회가 진행되기도 전에 '불법집회'로 낙인찍고, 물리력을 동원해서 강경 대응해야하는 상황인 것처럼 공표하고 있다. 분향소 설치나 1인 시위도 물리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제지하고, 집회현장에 캡사이신을 동원하는가 하면 살수차 도입도 재검토 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번 국민제안의 결과는 이러한 경찰의 강경대응을 정당화하고, 집회를 기본권의 행사가 아닌, 불편하고 불법적인 무언가로 새롭게 규정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많은 국민들의 참여로 국민제안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의사를 반영하여 정책결정을 해야한다는 대통령실의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형식적 다수결 내지 다수의 의견이라는 논리로 정당화할 수는 없고,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법률에 근거를 두어 제한하여야 한다는 헌법상 기본원칙을 쉽사리 저버리는 행위가 '의견수렴'이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들만의 ‘법과 원칙’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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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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