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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희 변호사 - 기고] '종북' 낙인, 무죄판결에도 사회적 배제... 서슬 퍼런 법

오마이뉴스ㅣ2023-03-17

 '종북' 낙인, 무죄판결에도 사회적 배제... 서슬 퍼런 법

[또다시 국가보안법의 그림자] 헌법 위의 악법, 국가보안법에 위헌 선고를

 

 

[사례①] '통일콘서트' vs. '종북콘서트'

 

문제가 됐던 사안의 당사자인 황선 전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는 재미동포인 신은미 작가와 함께 2014년 11월 각자의 북한 방문 경험을 공유하는 '통일콘서트'를 열었다. 토크쇼를 시작하자마자 언론은 앞다퉈 황 전 대표와 신 작가를 종북인사로 지목하고, 그 근거로 사생활을 함부로 거론하기도 했다. 또 그 콘서트에서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말이 나왔다면서 허위사실까지 유포했다.

 

여론의 종북몰이가 이어지자, 한 고교생이 사제 폭탄을 만들어 행사장에 투척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때맞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소위 종북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달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인 그에게 책임을 돌렸다.

 

2015년 2월 황 전 대표는 국가보안법 제7조 1항과 5항 위반으로 '통일콘서트'를 시작한 지 3개월만에 전격 구속 기소됐다. 7년여만인 2021년 6월, 그는 무죄확정판결을 받았지만 5개월이나 구속돼 있었던 시간은 회복할 길이 없다. 3개월여의 수사과정에서 매일 수십 건씩 나오는 왜곡 보도에 그는 온 나라에 '종북인사'로 낙인찍혔지만, 무죄 확정 소식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황 전 대표는 자신의 힘으로는 헤쳐나오기 어려운 '사회적 배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중략)

 

[사례②] 동료 사업 도왔을 뿐이었는데

 

코스닥 상장사 CEO가 꿈이었던 40대 가장이 2018년 8월 전격 체포됐다. 단 한 번의 조사도 없이 체포된 그에게 적용된 죄명은 '국가보안법위반 편의제공, 금품수수, 회합통신'이었다. 대학생 때 학생신문 기자를 했던 것 이외에 특별한 사회활동도 없고, 자신의 사업과 더불어 동료의 사업을 도와주고 있었을 뿐인 그에게 긴급체포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본인은 북한 사람을 만난 일도, 이메일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소용없이 그는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구속됐다.

 

그런데 정각 그가 기소될 때 국가보안법 위반 회합통신죄는 죄명에서 없어졌다. 너무나 명백하게 그는 북한 사람들과 만나거나 통신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게 밝혀질 명백한 사안이었지만 검사는 그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지 않았고, 그는 기소된 나머지 죄에 대해서도 그는 2022년 1월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1심 재판이 계속되는 3년 6개월동안 그는 자신이 꿈을 갖고 진행하던 사업에 복귀할 수 없었다. 결국 지방으로 이사까지 하게 됐다. 검사는 아무 증거가 없다는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항소를 했고 현재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5년동안 아무도 그에게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위헌 선고가 필요하다


지난 2022년 9월 헌정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에서 국가보안법 일부 조문의 위헌성을 다투는 공개변론이 열렸다. 법무부는 시종일관 '기소도 엄격하게, 법원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서 남용의 위험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사례들처럼 국가보안법은 '존재' 자체가 위헌적이다. 

 

국가보안법은 '처음부터' 말과 생각을 처벌하기 위한 법이다. 형법도 없던 시절,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졌던 구 형법이 여전히 적용되고 있었음에도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던 이유는 오직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평화적' 단체 구성이나 가입, 말과 생각을 처벌하기 위해서였다.

 

현재에도 다른 법률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의 핵심은 국가보안법 7조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 등이다. 명백·현존한 위험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이나 '생각'을 처벌할 수 있는 게 국가보안법이다. 법 자체가 이렇다 보니 똑같은 얘기를 해도 그것이 처벌되는 행위인지 아닌지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 "북한에 휴대폰 사용인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말을 똑같이 하더라도 '누가' 말하는지에 따라 처벌도 가능한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전문 법관조차도 처벌 여부에 대한 해석이 불일치할 정도이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그 문언도 불명확한 국가보안법은 위헌이다. 

 

(중략)

 

다행히 우리는 기본권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에게 공개적으로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누군가를 감옥에 보내고, 누군가의 말을 막고, 누군가의 생각을 해부하는 국가보안법 제7조가 과연 이 시대의 보편적 도덕률인지.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문화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나라가 되고, 실질적인 민주화를 이뤄냈다. 그리고 법치주의 역시 놀라울 정도로 성숙했으며, 과거에는 상상 밖의 일이었던 새로운 과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도 국가보안법 제7조를 통해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것인지.

 

부디 늦지 않게 헌법재판소가 바로 지금, 국가보안법에 대해서 위헌 선언을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오마이뉴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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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09567&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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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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