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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순규 노동자를 또 한 번 죽인 서명 대필 사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경동건설 규탄과 엄벌 촉구 기자회견
(이향진 기자 2024. 04. 20. 13:00)
지난 18일 오후 2시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경동건설 규탄과 엄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경동건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정순규(57) 노동자의 유족과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생명안전 시민넷,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염원하는 탄원 참여 시민들이 주최했다.
고 정순규 노동자는 2019년 10월 30일 1시께 부산 남구 문현동 경동건설 리인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비계 위로 올라갔다가 바닥으로 추락한 뒤, 이튿날 사망했다.
이후 법원은 2021년 6월 16일 정씨 산재 사망 사건 형사재판 1심에서 경동건설 관리소장과 하청업체 JM건설 권아무개 이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경동건설 안전관리책임자에게 금고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두 업체에 각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유족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2022년 2심 재판부는 원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과 KBS 보도를 통해 원청과 하청 기업은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정순규씨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해 1심 재판에 제출했다는 의혹이 드러났다.
고 정순규 노동자 사망 이후, 원청인 경동건설은 고인의 직접 서명했다는 '관리감독자 지정서' 서류를 법정에 제출했다. 작업장의 안전 보건 및 산업재해에 관한 제반 관리자를 현장 반장이었던 정순규씨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밝히는 서류였다. 이 서류는 산업재해 과실 책임이 고인에게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서류는 하청 제이엠건설 권 이사가 임의로 작성한 서류였다. 이에 유족과 시민단체는 경찰과 검찰에 '사문서 위조' 혐의를 추가로 제기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경동건설 산재 사망 사건과 사문서 위조 정황이 다뤄졌으나, 검찰은 추가로 기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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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대리인 오민애 변호사는 "사문서를 위조하고, 위조한 문서를 사용하는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설명도 동의도 없이 누군가를 대신해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그 책임을 무겁게 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고인의 죽음 앞에서도 관행을 말하며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이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묻고, 그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기 위해서 탄원서를 제출한다.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해 더 이상 관례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 변호사는 "원하청 관계에서 암묵적으로 그래도 된다(대리 작성)는 동의가 없었다면, 하청업체에서 고인 명의의 문서를 임의로 작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불송치 처분에 이의 신청을 해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기자회견의 취지에 대해 언급했다.
오 변호사는 사업장에서 안전 관련 업무 관행을 방치하는 것이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번 사건에서 원청 경동건설에 대한 추가 기소와 법원의 중한 처벌로 현존하는 사업장 내 안전 관리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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