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호텔에서 불법 구금 및 고문, 수사가 진행된 사실을 포함한 영상을 게시하였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27. 선고)
민중의소리 기자 A씨는 2020. 3.경 과거 독재정권 시절 호텔 등에서 불법으로 자행된 고문, 구금 등에 대하여 다룬 영상을 제작, 게재하였다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과거 공안기관의 불법적인 수사가 이루어졌던 여러 호텔의 사안을 다루면서, 박종철 열사 고문 직후 최초로 열사의 상태를 확인했던 의사에 대한 수사 등이 이루어졌던 그레이스 호텔에 대하여 다루었는데, 1) 해당 호텔이 나경원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외조부가 설립, 운영했던 호텔이었다는 사실이 적시되고, 2) 수사기관의 불법 고문을 묵인, 방조했던 호텔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 당시 나경원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인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은 1) 해당 호텔의 소유관계 변동을 살펴보면 나경원씨의 외조부에서 그 아들, 손주로 소유관계 변동이 있었고 고문 등이 이루어졌던 시점의 구체적인 소유자는 달라지기는 했으나 나경원씨 외조부 일가가 소유해왔던 호텔이라고 볼 수 있고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실제 그레이스호텔에서 수사기관의 불법 고문, 구금 등이 이루어졌던 사실은 확인되고 당시 호텔 직원 등이 협조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 또한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는 취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선거기간에 방송이 게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율하여 고소하고, 재판까지 이르게 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정보제공 및 비판적 기능에 대하여 돌아볼 수 있게 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안은 경찰 수사단계에서 혐의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마지막날 기소에 이르렀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과연 정당한 기소였는지 되짚어봐야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