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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애의 법원삼거리] ‘신고’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통일부 조치의 문제점

민중의소리ㅣ2023-09-22

[오민애의 법원삼거리] ‘신고’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 통일부 조치의 문제점

 

얼마 전 일본에서 있었던 간토학살 100주기 행사에 참여했던 이들은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며 의견을 제출하라는 통일부의 공문을 받았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이 북한 주민에 대한 ‘접촉’을 하기 위해서는 접촉 7일 전까지 통일부에 신고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북한 주민을 접촉했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윤미향 의원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문이 발송됐고, 윤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통일부가 이야기하는 ‘북한 주민’은 소위 ‘총련계 인사’이고, ‘접촉’은 ‘총련계’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통일부의 일련의 조치는 정당할까?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간토학살 100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양국에서 각자 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양국의 각 위원회에 어떤 단체들이 속해있는지, 일본에서 진행될 개별 행사를 어떻게 기획하는지, 누가 참석하는지를 참석자들이 세부적으로 알 수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어떤 행사에 참가할 때 그 행사에 누가 참석하는지 다 파악하고 참여하는 행사가 있을까). 일본에서 진행되는 세부 행사를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마찬가지이다. 통일부가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이유는, 간토학살 100주기 행사 중 진행된 추도식을 총련계 단체에서 주관하였고, 추도식에 참여한 것이 ‘접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일본에서 있었던 간토학살 100주기 행사에 참여했던 이들은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며 의견을 제출하라는 통일부의 공문을 받았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이 북한 주민에 대한 ‘접촉’을 하기 위해서는 접촉 7일 전까지 통일부에 신고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북한 주민을 접촉했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윤미향 의원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공문이 발송됐고, 윤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통일부가 이야기하는 ‘북한 주민’은 소위 ‘총련계 인사’이고, ‘접촉’은 ‘총련계’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통일부의 일련의 조치는 정당할까?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간토학살 100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양국에서 각자 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양국의 각 위원회에 어떤 단체들이 속해있는지, 일본에서 진행될 개별 행사를 어떻게 기획하는지, 누가 참석하는지를 참석자들이 세부적으로 알 수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다(어떤 행사에 참가할 때 그 행사에 누가 참석하는지 다 파악하고 참여하는 행사가 있을까). 일본에서 진행되는 세부 행사를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마찬가지이다. 통일부가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이유는, 간토학살 100주기 행사 중 진행된 추도식을 총련계 단체에서 주관하였고, 추도식에 참여한 것이 ‘접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북한 노선을 따르는 국외단체 구성원’을 북한 주민으로 보는 남북교류협력법

누구를 만날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사전 신고하라는 법 적용

남북 교류협력을 위축시키려는 정부 정책도 문제

 

한편 남북교류협력법이 정하고 있는 접촉신고 절차를 살펴보면, 사전 접촉신고의 경우 ① 접촉 7일 전까지, ② 접촉 대상의 구체적인 인적사항이 기재된 북한주민접촉 신고서와 첨부서류를 통일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③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신고의 불수리 사유, 신고 기한 등에 대하여 정하고 있고, 위반시 과태료 부과를 예정하고 있다. ‘신고’이기 때문에, 요건을 갖추면 수리되는 것이지 통일부가 내용을 살펴서 ‘허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 신고서 양식을 보면 접촉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돼있어서, 누구를 만날지 알 수 있는 상태에서의 신고절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상대방을 신고할 수도 없고, 접촉신고제도가 그런 경우에도 신고하도록 마련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통일부의 일련의 조치로, 마치 원래 접촉신고를 하고 통일부가 이를 인정해야 만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무단으로 누군가를 만났고, 과태료 처분이 정당한 조치인 것처럼 연일 보도됐다. 통일부의 과태료 조치는 재외동포와 교류해왔던 많은 단체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그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재외동포들과 만나고 정부가 하지 않았던 교류활동을 해왔던 이들이다. 그런데 갑자기 접촉신고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과태료 부과를 예고하고, 신고하면 검토해서 알려주겠다고 하고, 사전접촉신고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통일부의 조치는 재외동포와의 교류를 막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떤 일정으로 누구를 만났고, 왜 이 법에 따른 과태료부과가 부당한지 다투기 위해 세세하게 소명해야하는 상황 자체가 자기검열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실제 통일부의 남북교류협력 분야의 인력을 축소하고 조직을 개편하고, 북한주민접촉신고 관련 센터를 설치하여 신고현황을 점검하겠다는 일련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통일부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북한의 노선을 따르는 국외단체’의 구성원을 북한주민으로 의제하는 조항을 포함하여 현행법의 문제점을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 통일부가 ‘정부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권한을 남용하고, 남북교류협력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위축시키는, 존재의의에 역행하려는 상황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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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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