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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율립

[월간율립 2021년 6월호]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계승과 현재성

 

월간 율립 _ 6월(2021)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계승과 현재성1)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주요 조항에 대한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변호사 신의철


 

 

 

 

Ⅰ. 들어가며


 1987년 6·29선언 이후 여야의 개헌협상은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7월 31일 8인 정치회담이 처음 열린 이후부터 석 달이 채 걸리지 않은 기간 내에 헌법 개정안이 확정된 것이다.2)  이렇게 신속하게 헌법 개정이 이뤄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개헌 작업에서 ‘대통령 직선제’라는 커다란 방향이 이미 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87년 헌법의 이상형이 제3공화국 헌법’이었기 때문이다(강원택 2015, 40-42). 유신 헌법과 함께 이뤄진 독재자에 의한 헌정 중단을 원래의 위치로 돌린다는 의미에서 제3공화국 헌법은 당시 적절한 이상형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조지형 2010, 34).3)
 
 한 국가에서 권력체계의 설계는 곧 주권적 의지의 헌법적 반영이다. 국가권력의 기본틀은 헌법에서 조직되고, 헌법의 수권에 따라 정치제도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난다(성낙인 2018, 30). 제3공화국 헌법은 수차례 개정 중에도 대통령중심제와 대통령직선제를 현행 헌법에게 계승시키고 있으므로 현행 헌법의 원형이라고도 할 중요한 헌법 중의 하나이다. 이런 관점에서 제3공화국 헌법의 마련과정은 우리의 대통령제가 어떤 배경에서 도입되었는지를 알 수 있으므로 중요한 연구 과제라고 할 수 있다.4)

 

 관련하여, 이완범(2000)은 군부세력이 집권의 수월성을 도모하고 권력을 집중시켜 체제유지와 효율적 통치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강력한 대통령제’를 헌법에 편의적으로 도입했다고 주장하였고(p.180), 강원택(2011)은 제3공화국 시기의 선거제도, 정당제도의 특성이 정당 중심의 정치를 지향했다는 점을 지적하였으며(p.96), 김용호(2020) 역시 군부세력이 장차 관제여당을 패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고 선거제도를 고치는 한편 우리나라 최초로 정당법을 도입하였다고 주장하였다(p.74-75).


 본 보고서는 “현행 권력구조는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기본 틀(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을 상당 부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가설에 기초하여 이를 주요 조항의 구체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검증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에서는, 우선 ①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도입 배경 및 내용 등을 분석한 선행연구들을 정부형태(강력한 대통령제) 및 선거·정당제도(정당국가화 경향)의 두 측면에서 정리한 후, ② 현행 헌법·정당법·공직선거법 주요 조항들을 제3공화국 당시의 조항들과 비교분석하여 봄으로써([표1]부터 [표5]까지) 위 가설을 검증하고자 한다. 본 보고서에서는 이에 더해 ③ 현행 권력구조의 기원이 된 제도들의 도입 배경 및 운영 경과에 기초하여, 간략하게나마 현행 권력구조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도입 배경 및 내용

 

 1. 정부형태 - 강력한 대통령제

 

 박정희는 이미 1961년 8월 12일 성명을 발표할 때부터 제2공화국 내각책임제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대통령제를 확고하게 구상했다.5)  제2공화국 출범기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내각제가 채택되었고 지식인들이 적어도 출범 당시에는 이 실험을 대체적으로 지지했으므로 내각제 선호 여론은 쉽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대통령 중심제로 돌리는 힘은 박정희의 1961년 8월 12일 성명 이래로 가해지는 외부적인 데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이완범 2000, 179).


 당시 혁명정부는 강력하고 안정된 정국을 유지하고 신속한 행정복지국가를 이룩하기 위해 대통령제 정부형태를 취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는 명분일 뿐 보다 본질적으로는 자신들의 집권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대통령제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비밀문서인 8.15계획서에 의해 증명된다(이완범 2000, 181).6)  쿠데타 주도세력들은 어떻게 하든 군정을 연장해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이 주도가 되어 혁명을 완수하려고 했다(김형욱 1987, 260). 따라서 미국에 비판적이었지만 자신들의 정권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은 국회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는 영국식 의원내각제보다는 새로운 권력기반 창출이 용이한 대통령 중심제라고 판단했다(김운태 2000).7)

 

 제3공화국 최초 헌법은 제1공화국(특히 제헌헌법-발췌개헌 헌법)보다 형식면에서도 대통령중심제에 접근했으므로 대통령의 권한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권력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라 할 수 있는 국무회의제나 국무총리제는 제1공화국 헌법에서와 같이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제한하기 위한 내각제적 요소가 아니라, 오로지 행정 합리화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권한행사를 보좌하는 행정국가적 입장에서 고려되었던 제도였던 것이다. 국무회의가 의결기구가 아니라 다만 정책결정에 있어 심의권만을 가진 심의기관(제83조8))으로 격하되었던 것은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시켜주는 규정이다. 또한 제1공화국 헌법의 국무총리제에 의하면 그 임명에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으나 3공화국 헌법에서는 국회의 임명 동의권을 폐지했다. 원래 내각제적 요소이며 대통령을 견제하는 제도인 국무총리제도를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임명하는 제도로 변화시킴으로써 오히려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시켜주는 방향으로 개악되었던 것이다. 이는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입법권에 대해서 명실상부한 우위를 확보하여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의도에서 편의적으로 도입한 제도였다. 제1공화국 내내 존재했던 부통령제가 폐지된 것도 대통령 1인으로 권력집중이 기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통령도 없어진 상태에서 2인자를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총리제를 통한 국회의 대통령에 대한 견제 기능은 없어졌으며 대통령의 권한만 확대된 제도로 변질되었다(이완범 2000, 186-187).


 제3공화국 대통령의 내각제적 제약은 제1공화국의 그것보다 그 규정상으로도 미약했으므로 미국식 대통령중심제에 보다 더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실제로는 내각제적 제약이 오히려 대통령의 국회지배 도구로 전락하였다. 형식과 실제를 종합하면 미국식 대통령중심제보다 더 강력한 대통령제로 운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제3공화국 헌법은 국가권력을 규정상으로만 분산하고 있다. 미국식의 완전한 권력 분립적 대통령제가 아니고, 대통령에게 행정권뿐만 아니라 국가긴급권, 입법거부권(제49조) 등을 보장했기 때문에, 새로운 행정권 우월적인 경향을 띠게 되었으며 이 점은 실제 운용면에서는 물론이고 형식면에서도 미국보다 더 강한 대통령제를 구현하고 있는 요소이다. 입법권을 압도한 상태에서 막강한 행정권까지 구비되었으므로 대통령의 강력한 권한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이완범 2000, 187). 


 새 헌법은 내각이나 입법부나 사법부보다 상대적으로 대통령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였다. 예컨대 대통령이 국가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의 동의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고, 조약을 체결하고,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외교사절을 파견하거나 접수하고, 국군총사령관으로 군대를 통솔하고, 재정 및 경제 긴급 비상조치를 발동할 수 있고, 대통령령을 제정하고,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반면 새 헌법에 의하면 국회의 헌법적 권한은 과거보다 약화되었다. 총리나 장관은 국회 대신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고, 또 대통령은 국회의 동의 없이 내각을 구성할 수 있으며 내각의 결정을 번복할 수 있었다. 물론 국회가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에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바, 국회는 장관불신임 건의권을 가지고 있고, 총리와 장관을 국회에 출석시켜 국정에 관한 질의를 할 수 있으며, 다가오는 1년간의 국가예산을 일괄 심의 의결하는 권한을 가졌다. 이 외에 국회가 국정감사, 국정 자료 요청, 행정부 인사의 증언이나 답변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국회는 대통령, 총리, 장관 등을 탄핵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김용호 2020, 77-78).

 

 

 2. 선거·정당제도 - 정당국가화 경향

 

 헌법에 정당조항이 신설된 것은 형식면에서나마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해서는 전향적인 조항이었다. 그러나 헌법학자 대다수와 일부 정치학자는 정당조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극단적인 정당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비판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통령(제64조 3항)과 국회의원(제36조 제3항)의 입후보에 소속정당의 추천(정당공천제)을 요하게 하였으며9)  국회의원이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할 때 또는 정당이 해산될 때에는 국회의원의 자격을 상실(제38조)하도록 했으므로10)  정당은 헌법상 필수적 정치기구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지만, 이러한 조항들은 무소속의 존립을 부정하고 자유로운 정당선택과 탈당 등의 정치적 자유 등 기본권을 제약하는 결과로 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이다(권영성 1990, 91).11)

 

대통령제하에서 행정부와 입법부가 대립하여 정국의 마비상태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한 혁명정부는 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서 ‘정당제도에 입각한 대통령제 정부형태’를 마련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를 열어 두었다(의원내각제적 요소의 하나)고 했으나 이는 명분이었을 뿐이다. 실제로 정당조항은 행정부가 입법부를 지배하려고 하는 데 이용되어 행정국가적 경향을 강화시켜주는 도구로 전락했다. 정당국가적 조항들은 정당의 자유로운 활동과 발전을 위한 규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부가 정당을 통제함으로써 정당을 기반으로 하는 국회를 통제할 수 있는 정치적 수단을 확보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이다(이완범 2000, 188).


 또한 정당은 대법원에 의해서만 위헌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해(제7조 제3항과 제103조)12)  정당이 정치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사법부를 지배하고 있던 행정부가 새로운 정당의 성립을 막고 정당의 활동을 제한하려 했을 때 동원했던 법적 근거가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정당조항은 민간 정치인과 의회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를 통하여 군부의 수월한 집권과 유지를 기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에서 마련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이완범 2000, 188). 


 한편 박정희-김종필계는 장차 관제여당(나중에 민주공화당으로 명명)을 패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였다. 제2공화국의 내각제를 대통령제로 환원하였는바, 패권정당의 열망을 가진 재건동지회13)는 군정 이후에 강력한 대통령-강력한 정당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내려고 구상하였다. 그리고 제2공화국의 양원제를 단원제로 바꾸고, 국회의원 소선거구 의석을 233개에서 131개로 줄이고, 새로 비례대표 의석을 만들어 44개를 추가함으로써 의원 총수를 175명으로 줄였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였는데, 그 명분은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직능대표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선거구 지지기반이 약한 군부 출신 지도자들을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특히 실향민 출신 군부지도자들을 위한 것이었다.14)  이들의 고향이 북한이기 때문에 남한의 지역구에서 당선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례대표 의석배분 방식도 관제여당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는바, 원내 안정 세력 구축이라는 명분 아래 제1당의 득표율이 50%가 되지 않더라도 무조건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도록 고안하였다(김용호 2020, 74-75). 이는 대단히 불공평한 배분 방식이었는데, 실제로 1963년 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공화당은 33.5%로 전국구 의석의 절반인 22석을 차지한 반면, 국민의당은 8.8%의 득표를 하고도 전국구 의석을 한 석도 배정받지 못했다(강원택 2011, 96).


 또한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법을 제정하여 정당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였다. 예를 들면 전체 지구당 131개 중 3분의 1 이상이 만들어져야 선관위에 정당 등록을 할 수 있고, 또 각 지구당은 5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 창당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2200여명 이상의 당원을 충원해야 선관위에 창당 신고가 가능했다. 더욱이 무소속 출마를 금지함으로써 정당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또 득표율이 5% 이하이거나 지역구 의석이 3석 미만인 군소정당의 경우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서 제외되었다. 이렇게 정당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정치적 명분은 정당의 난립을 방지한다는 것이었으나, 결국 정당통제를 통해 관제여당을 패권정당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담고 있었다(김용호 2020, 75-76).


 전체적으로 볼 때 제3공화국 시기의 선거제도, 정당제도의 특성은 정당 중심의 정치를 지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선거에서 정당 공천을 의무화함으로써 무소속 후보의 출마를 금지하도록 한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국구 비례대표 배분방식은 제1당이 유력했던 민주공화당에 매우 유리하도록 만들어짐으로써 국회 내 안정 의석의 확보를 제도적으로 보장했다. 동시에 여타 정당 중 제1야당에게 부분적으로 유리함을 제공함으로써 양당적 경쟁 구도의 형성에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강원택 2011, 96).15)
 
 한편 새 헌법의 여러 조항은 군정 이후에 정치적 영역을 축소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양원제 국회를 단원제로 바꾸었고, 헌법 제43조 3항은 국회가 필요 이상으로 개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기회는 120일 이내, 임시회는 30일을 넘지 못하도록 하였다. 또 헌법 39조는 국회의원이 대통령, 총리, 장관,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법이 정한 다른 공직이나 민간 분야의 직책을 겸임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행정부와 입법부 기능을 완전히 분리하여 행정부가 입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작은 정치”와 관련된 또 다른 헌법 조항은 국회의원 수를 200명 이하로 줄인 것이다. 과거 233명의 국회의원을 175명으로 줄이고, 소선거구 최다득표제 방식의 직선으로 131명, 전국구 비례대표제로 44명을 선출하도록 만들었다. 과거 양원제에서 민의원 233명, 참의원 56명, 전체 289명에 비하면 거의 3분의 2 정도로 줄인 것이다. 이러한 선거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민간정치인들을 통제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 민간정치인들이 선거과정이나 의회과정에서 일반 국민의 지지를 자유롭게 동원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한편 “작은 정치”를 위해, 1,2공화국에서 실시한 지방자치제도를 당분간 보류하도록 결정하였다(김용호 2020, 79).

 

 

Ⅲ. 현행 법제에 드러난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현재성과 그에 대한 평가
    :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의 주요 조항 비교분석

 

 1. 헌법

 

  이하에서는 제3공화국 헌법에 최초로 도입되거나 대폭 강화된 부분으로서 현행 헌법에 계승되고 있는 권력구조 관련 주요 조항들을 하나하나 대조하는 방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국회

 

 국회 관련 조항은 제1공화국 헌법(중 제헌헌법과 제1차 개정헌법),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과 현행 헌법(제9차 개정헌법)의 3개 항을 [표1]에서 비교해 보았다.
 우선, 1952년 1차 개정헌법부터 10년간 국회는 양원제(모두 직선, 민의원 4년·참의원 6년)로 운영되었으나, 제5차 개정헌법부터는 단원제로 규정되어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또한 국회의 회기제한조항이 최초로 도입되었으며, 제헌헌법 이래로 지방의회의원 겸직만을 금지16)하고 있던 국회의원의 겸직금지조항이 대폭 강화되어 현행 헌법에 계승되고 있다.


[표1]

 

 

(2) 대통령 및 행정부

 

 대통령 및 행정부 관련 조항은 제2공화국 헌법(제3차 개정헌법),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과 현행 헌법(제9차 개정헌법)의 13개 항을 [표2]에서 비교하였다.
 제헌헌법 이래로 의결기관이었던17)  국무회의가 제5차 개정헌법을 통해 최초로 심의기관으로 격하되었으며, 이 역시 현행 헌법에 이르기까지 변동 없이 계승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제5차 개정헌법에서는 법률안 거부권, 국가긴급권, 계엄선포권이 모두 부여된 강력한 대통령이 규정되었으며, 그 형식과 내용 양 측면 모두가 현행 헌법에 대부분 계승되어 있다. 


[표2]



(3) 정당, 감사원, 선거관리위원회

 정당, 감사원,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조항은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과 현행 헌법(제9차 개정헌법)의 18개 항을 [표3]에서 비교하였다.
 헌법상 정당 및 감사원 관련 조항은 제5차 개정헌법에서 최초로 규정되었으며 그 원형 그대로 현행 헌법에 계승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경우 헌법기관으로 최초로 명문화된 것은 제3차 개정헌법(제2공화국)부터이나,18)  제5차 개정헌법부터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조항이 현행 헌법과 같이 7개 조항으로 늘어났으며,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경우 이 때 최초로 헌법에 명시되었다.
 

[표3]




 2. 정당법


아래 [표4]는 현행 정당법 중 총칙 및 정당의 성립 관련 조항들을 제정 당시 정당법의 해당 부분들과 비교한 것인바, 형식과 내용면에서 매우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양자의 가장 큰 공통점은 5개 이상의 광역단위 시·도당을 요구하는 등 제정 정당법 제26조, 현행 정당법 제17조
 정당 등록시 매우 높은 성립요건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다만, 제정 정당법에서 요구하였던, 정당 설립을 위해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총수의 3분의 1이상에 해당하는 지구당을 가져야 한다는 요건(제25조) 및 각 지구당은 50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는 요건(제27조)은 현행 정당법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행 정당법 역시 제18조 제1항에서 5개 광역시·도당이 각 1천인 이상의 당원을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여전히 그 기준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2018) 역시 위 규정이 특정 지역에 기초한 지방당의 설립, 조직 및 활동의 자유를 가로막고 있으며, 지방당을 지방의회에만 한정해서 활동케 하는 것은 ‘정당의 자유’라는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개헌을 통해 지역에 기초한 정당의 조직을 허용해야 하며, 전국당과 지역당의 구분 없이 모든 정당이 국회와 지방의회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출하였다(p.350).

 

[표4]


 

 

3. 공직선거법


  앞서 헌법과 정당법의 경우는 적어도 권력구조를 규정함에 있어 형식과 내용 양 측면에서 모두 제3공화국의 법제가 현행 법제에 상당 부분 계승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의 경우는 법률의 특성상 그 개정의 빈도와 폭이 매우 컸으므로, 조항을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다. 특히, 제3공화국 당시의 국회의원선거법은 대통령선거법 등 다른 법률들과 함께 1994년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으로 통합되면서 폐지되었고, 2005년에는 제명 또한 현재와 같은 공직선거법으로 다시 개정되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국회의원 선출방식이 현재와 같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전국구)로 이원화된 것은 제3공화국의 첫 국회의원 선거인 1963년 11월 26일에 실시된 제6대 국회의원선거이며, 당시 규정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배분시 이른바 ‘저지조항22)’ 역시 그 수치만 일부 변경되었을 뿐 현행 공직선거법에도 계승되고 있음을 [표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표5]


 


Ⅳ. 결론 -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계승성 및 현재성에 대한 평가 및 대안 모색


 본 보고서는 [표1]부터 [표5]를 통해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의 주요 조항들을 구체적으로 대조해 봄으로써, 현행 권력구조가 제3공화국 권력구조의 기본 틀을 상당 부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제3공화국 법제와 비교할 때, ① 현행 헌법과 정당법은 형식과 내용 양 측면 모두에서 매우 높은 계승성을 보여주고 있다. ②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보면 국회의 경우 단원제, 회기제한, 국회의원 겸직금지 강화 등이고, 대통령의 경우 법률안거부권, 국가긴급권, 계엄선포권의 부여 등이며, 국무회의의 경우 심의기관으로 격하된 점 등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약한 국회, 강한 대통령’의 경향을 보인다. ③ 한편 공직선거법의 경우는 당시의 형식과 내용을 계승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원화된 국회의원 선출방식 및 비례대표 의석배분시 저지조항의 존재 등에 비추어 볼 때 제3공화국의 1963년 구 국회의원선거법에서 최소한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원형을 찾을 수 있다 하겠다. ④ 무소속 입후보 금지 등 제3공화국에서 강하게 보였던 정당국가화 경향은 이후 대체로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여전히 정당 설립 요건이나 비례대표 저지조항 등에서 보듯 신규 또는 소수세력의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제3공화국 권력구조는 현재에도 강하게 계승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특히 강력한 대통령제와 높은 진입장벽 등에서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해 간략한 대안을 제시해 보면, ① 강력한 대통령제가 집권군부세력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되었고 친인척비리, 임기말 레임덕 등 권력집중에 따른 폐단과 비판이 끊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무회의를 심의기관에서 다시 의결기관화하는 것 등 대통령 권한의 분산방안들을 적극 고려해 볼 수 필요가 있다. ② 또한 약화된 의회정치 활성화의 차원에서는, 이미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이 국회 회기제한 철폐를 통해 상시국회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③ 마지막으로 신규 또는 소수 정치세력의 정치세력화 및 원내 진입을 촉진하여 국회의 의사대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비례대표 저지조항 중 특히 ‘지역구의석 5석’ 요건을 완화25) 하는 한편, 정당설립요건에서 5개 광역시·도당 요건을 삭제하여 지역풀뿌리정당 등 새로운 정치실험을 가능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제3공화국의 권력구조가 성립된 지 무려 6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 틀의 대부분이 온존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의 권력구조가 시대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에 다름 아니다. 본 보고서의 분석과 성찰이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권력구조를 모색하는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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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이 글은 2021년도 2학기 대학원 수업(한국정치연구) 기말보고서로 제출한 글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2) 7월 24일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은 개헌협상 전담기구인 ‘8인 정치회담’ 구성에 합의했고, 7월 31일 첫 회의가 열렸다. 8인 정치회담은 첫 회의가 열린 지 한 달 만인 1987년 8월 31일, 헌법 전문과 본문 130개 조항에 완전한 합의를 이뤘다. 9월 17일 헌법 개정 기초 소위에서 헌법 개정안 초안이 완성됐고, 9월 18일 헌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10월 12일에는 국회에서의 의결을 거쳐, 10월 27일 헌법 개정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여 개헌안이 확정되었다(강원택 2015. 40).
3) 강원택 2015, 42에서 재인용.
4) 제1공화국의 발췌개헌안(1952년)도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이었으나 우리가 현재 도입하고 있는 대통령제보다는 내각책임제에 다소 경도된 헌법이었다(이완범 2000, 172).
5) ‘소규모의 단원제 국회안’ 또한 ‘대규모의 양원제 국회’에 대한 반작용이고 기성정치인의 기반인 국회에 대한 견제 심리와 의회주의에 대한 회의가 표출된 안이다(이완범 2000, 176-177).
6) 이 계획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군인들이 혁명과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예편한 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승리한 후 군정이후에도 정권을 장악해야 한다. ② 선거에 국민의 지지를 얻어 승리하기 위해서 군인들이 참여할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③ 정당의 창당을 위해 때묻지 않은 민간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④ 구정치인들의 도전을 물리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④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 헌법과 선거제도를 고안해야 한다[Yong Ho Kim 1989, chapter 1; 김용호 1990, 175(이완범 2000, 177에서 재인용)].
7) 이완범 2000, 182에서 재인용.
8)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 제83조 ①국무회의는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한다.
9)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 제36조 ③국회의원 후보가 되려하는 자는 소속정당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제64조 ③대통령후보가 되려 하는 자는 소속정당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10)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 제38조 국회의원은 임기중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한 때 또는 소속정당이 해산된 때에는 그 자격이 상실된다. 다만, 합당 또는 제명으로 소속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11) 이완범 2000, 188에서 재인용.
12) 제3공화국 헌법(제5차 개정헌법) 제7조 ③정당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다만,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대법원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대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해산된다. 제103조 정당해산을 명하는 판결은 대법원 법관 정수의 5분의 3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13) 박정희 의장의 승인 아래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의 주도로 군부의 계속 집권을 위한 첫 번째 준비작업은 관제여당을 만들기 위해 “재건동지회”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하는 것이었다(김용호 2020, 67).
14) “혁명 주체 대부분이 이북 출신 실향산민失鄕散民입니다. 국회의원을 시키려고 해도 당선될 만한 연고지가 없습니다. 이들이 국회의원이 돼 같이 갈 방법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두 교수가 “비례대표제라는 게 있다”고 아이디어를 주었다. 설명을 듣고서 나는 “참 좋은 생각이다. 실향산민을 구제할 수 있겠다”고 좋아했다. 후에 비례대표제를 채택할 때 명분은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국회에 동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북 출신 혁명동지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는 목적이 더 컸다(김종필 2016, 189).
15) 나아가 군부로서는 “자신들의 정당이 안정 다수를 확보하는 것이 보장만 된다면 양당제가 정치 안정을 위해 낫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들이 꿈꾼 정당체제는 정권을 주고받는 양당제라기보다는 자신들이 권력을 장기간 독식하는 1.5당제였던 것이다[김일영 2004, 337-339(강원택 2011, 96에서 재인용)].”
16) 제헌헌법 제48조 국회의원은 지방의회의 의원을 겸할 수 없다.
17) 제헌헌법 제71조 국무회의의 의견은 과반수로써 행한다. 의장은 의결에 있어서 표결권을 가지며 가부동수인 경우에는 결정권을 가진다.
18) 제2공화국 헌법(제3차 개정헌법)
    제75조의2 선거의 관리를 공정하게 하기 위하여 중앙선거위원회를 둔다.
    중앙선거위원회는 대법관중에서 호선한 3인과 정당에서 추천한 6인의 위원으로 조직하고 위원장은 대법관인 위원중에서 호선한다.
    중앙선거위원회의 조직, 권한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써 정한다.
19) 제정 정당법 제26조, 현행 정당법 제17조
20) 1962. 12. 31. 법률 제1246호로 제정되고, 1969. 1. 23. 법률 제2089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21) 2020. 6. 9. 법률 제17354호로 개정된 것.
22) 비례대표제는 군소정당이 난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국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일정비율 이상을 득표 혹은 일정수 이상의 의석을 획득한 정당에게만 의석을 배분하는 저지조항을 도입하고 있다(차강진 2014, 175).
23) 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 제정되고, 1963. 8. 6. 법률 제1383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24) 2021. 3. 26. 법률 제17981호로 개정된 것.
25)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거대 양당 외 제3당이 지역구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며, 1962년 비례대표제 도입 이후 지난 60여년간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군소정당은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또한 우리(253개)보다 더 많은 지역구(299개)가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저지조항으로 지역구 의석 3석 이상을 규정하고 있다(김도협 2014, 9).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비례대표제 저지조항 중 지역구 의석에 대한 최소의석 요건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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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논문 및 단행본
강원택. 2011. “제3공화국의 선거.” 한국선거학회 편. 『한국 선거 60년: 이론과 실제』. 93-116.
      . 2015. “민주화추진협의회와 87년 체제.” 강원택 외. 『한국의 민주화와 민주화추진협의회』. 오름, 15-48.
김도협. 2014. “현행 독일선거법제에 관한 고찰.”『법학연구』17집 2호, 1-38.
김용호. 2020. 『민주공화당 18년, 1962-1980』. 아카넷.
김종필. 2016. 『김종필 증언록1』. 와이즈베리.
성낙인. 2018. 『헌법학』. 법문사.
이완범. 2000. “박정희 군사정부 ‘5차 헌법개정’ 과정의 권력 구조 논의와 그 성격: 집권을 위한 ‘강력한 대통령제’ 도입.” 『한국정치학회보』 34집 2호, 171-192.
차강진. 2014. 『헌법강의』. 청출어람.


○ 보고서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 2018.1.


○ 헌법 및 법률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 (2021. 6. 19. 최종접속)
- 공직선거법(2021. 3. 26. 법률 제17981호로 개정된 것)
- 구 국회의원선거법(1963. 1. 16. 법률 제1256호로 폐지 제정되고, 1963. 8. 6. 법률 제1383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 구 대한민국헌법(1948 7. 17. 제헌헌법)
- 구 대한민국헌법(1952. 7. 7. 제1차 개정헌법)
- 구 대한민국헌법(1960. 6. 15. 제3차 개정헌법)
- 구 대한민국헌법(1962. 12. 26. 제5차 개정헌법)
- 구 정당법(1962. 12. 31. 법률 제1246호로 제정되고, 1969. 1. 23. 법률 제2089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 대한민국헌법(1987. 10. 29. 제9차 개정헌법)
- 정당법(2020. 6. 9. 법률 제17354호로 개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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