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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율립

[월간율립 2021년 3월호] 바이든 시대, 이례적인 방위비 분담금 폭등

 

월간 율립 _ 3월(2021)

바이든 시대, 이례적인 방위비 분담금 폭등


 

법무법인 율립 연구원 고유경

 

 

지난 3월 11일 외교부는 한미간 합의에 이른 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소위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은 주한미군 주둔비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하는 협정이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트럼프 정부와 협상 타결에 실패한 작년 부담분도 소급하여 2020년~2025년 총 6년동안 적용하기로 했다. 한국이 부담할 지원액은 2020년의 경우 전년(2019년)과 같은 1조 389억 원, 2021년의 경우 전년 대비 13.9% 증가한 1조 1,833억 원, 이후 연도별 분담금은 한국의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지켜낸 협상’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 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과 생계안정을 강화하고, 6년간 다년도 협정을 체결하여 안정성을 확보하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해석에 불과하다.  


이번 협상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고 공평하지도 않다.
애초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지위협정(한미SOFA)를 체결하여 미군 주둔에 따른 한국의 부담, 미국의 부담을 구분하여 명시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조사와 분석에 따르면, 2015년의 경우 한국이 미군 주둔과 관련하여 집행한 국방예산 및 국방예산외 지원은 2조4천억 원으로, 그 중 특별협정 분담금이 9천3백억 원, 나머지 1조5천억 원은 한미SOFA와 여러 한미간 합의에 기초하여 ‘미군 통신선과 연합C4I 체계 사용, 카투사 병력 지원, 탄약고 정비 등 기지주변 정비, 부동산 지원, 공무집행피해배상’ 등에 지원하였다. 여기에다 한미SOFA에 따라 미군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세금이나 공공 요금 등을 감면하는 방식의 간접지원도 1조원에 이른다. 또한 미군기지 이전사업으로 한국 정부가 2015년 부담한 비용은 7천억 원 수준이다.  2015년 미군 주둔에 따른 한국의 부담은 특별협정 분담금을 기준으로 그 4배에 이를 정도로 상당하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여 2009년~2018년 10년 동안 특별협정(8차, 9차) 분담금은 2,187억 원 정도 증가하여 연간 219억 원 수준, 2퍼센트 수준의 증액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미국 정부와 벌인 10차 협정 협상 결과 2019년 분담금은 전년 대비 8.2퍼센트, 782억 원 폭등한 1조 389억 원이다. 트럼프 시대는 최초의 분담금 1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유례없이 1년짜리 협정을 맺었고, 처음으로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해 폭등했다. 뒤이은 2020년 분담금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5배 인상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흥정거리로 다뤄 결국 협상은 중단되었고 협정이 없는 상태로 2020년을 보냈다. 당시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태도를 ‘동맹 갈취’라고 비난했다.


미국 대선 결과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트럼프 시대의 비상식적인 분담금 인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을 존중하고 동맹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가 일본 정부와 주일미군 지원 특별협정 협상을 벌인 결과 지난 2월 분담금을 동결하는 1년 짜리 협정에 합의했다. 한국 정부와의 협상도 그와 비슷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협상 결과는 트럼프 시대와 다르지 않았다. 최초로 6년(2020-2025)이라는 장기간 협정인데다, 트럼프 시대에만 적용된 한국 국방비 증가율만큼 증액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작년 한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해당 기간 국방비를 연간 6.1퍼센트 증가하겠다고 하였기 때문에, 특별협정 분담금도 그와 같은 비율로 늘어나게 된다. 이런 증액은 특별협정 30년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분담금 총액이 상당히 커진 상태에서 증가율마저 유례없는 수치를 적용하면 분담금은 폭등하게 된다. 바이든 시대의 협상이라면, 노골적인 트럼프 정부의 요구때문에 생긴 2019년 분담금 폭등을 바로잡고, 특별협정 분담금 외의 한국의 부담 규모를 감안하여 2020년 이후 분담금은 감액하는 합의 결과가 합리적이고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 결과는 과거 트럼프 시대와 다르지 않다.  

 

분담금 인상의 이유로 인건비 증가분을 포함시키고 이를 제도 개선 성과라고 포장한 것도 근거가 없다.
외교부는 2021년 분담금을 2020년 분담금 대비 13.9퍼센트 증가한 1조 1,833억 원으로 정한 배경으로, 전년도(2020년) 국방비 증가율 7.4퍼센트와 제도 개선에 따른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증가분 6.5퍼센트를 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은 한국의 특별협정 분담금의 일부를 그들이 고용한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에 사용한다. 이번 11차 협정 협상으로 한국인 총 인건비 중 87퍼센트 이상을 한국의 분담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적어도 총 인건비의 85퍼센트는 분담금으로 지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에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차 협정(2019년)은 총 인건비 대비 인건비 분담 비중을 75퍼센트로 정했는데 의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의무 비중을 85퍼센트로 높인 합의를 반영하여 총 분담금을 6.5퍼센트 증액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증액 사유가 되려면 과거 인건비 분담금 비중이 총 인건비 대비 85퍼센트보다 적어야 한다. 그런데 10차 협정의 2019년 인건비 분담금은 총 인건비의 88.7퍼센트를 차지해 이미 85퍼센트를 초과했다. 2019년 총 분담금 1조 389억 원 중 인건비로 5,005억 원을 집행했고, 이는 한국인 노동자 8,642명 총 인건비의 88.7퍼센트를 차지했다. 이런 집행 현황을 반영하면 이번 제도 개선 합의는 분담금을 감액해야 할 근거가 된다.

 

특별협정 분담금은 미군에게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세 항목으로 사용된다. 2000년대 초부터 주한미군은 미군 재편에 따른 미군기지 통폐합을 진행해왔고 2004년 한미간 합의한 용산 미군기지와 미2사단의 평택 이전사업이 15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2017년 7월 미8군사령부가 용산에서 평택으로 이전했고, 2018년 7월에는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 신청사로 옮겼으며, 그해 11월 미2사단 본부도 평택에 자리했다. 이들 사령부가 자리한 평택 캠프 험프리는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 육군기지로 평가된다. 부대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로 다양한 최신 시설을 갖춘 최대 기지다. 한편 미공군사령부가 있는 평택 오산공군기지에는 한국 부담으로 제2활주로를 새로 건설하였고 대규모 신규 탄약고 건설도 진행중이다. 군산 공군기지에서는 새로운 숙소 건설에 이어 최신 기능을 갖춘 다양한 종류의 격납고가 건설되고 있다. 대구와 칠곡에 있는 미군기지에도 신규 주택을 포함한 다양한 시설 건설이 진행되었다. 지난 20년 동안 미군 재편과 기지 통폐합을 진행한 주한미군은 한국의 분담금이나 한국 부담 기지이전사업 비용으로 이러한 신규 시설들을 갖추었다. 이에 향후 군사건설 사업은 한동안 소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아직 집행하지 못한 분담금도 1조 원 가량 남아있다. 특별협정 분담금 사용 항목 중 그 어떤 것도 수천억 원씩이나 늘어나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미군들이 새로운 기지와 시설로 이사가는 동안, 한국은 이전에 따른 반환된 기지의 시설들을 철거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느라 수천억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한미 정부 대표는 지난 3월 18일 특별협정에 가서명했다. 앞으로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비준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국회의 특별협정 비준에 대한 동의 절차는 헌법에 따른 것이다. 한미SOFA가 규정한 한국의 부담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부담을 지우는 특별협정은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해당하여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회는 지난 20년간 분담금 특별협정의 동의 절차 뿐만 아니라 해마다 예산안과 결산 심사를 통해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분담금의 문제점을 확인했고 특별협정의 제도 개선과 분담금 증액 억제를 만들어왔다. 이번 협정안은 오랫동안 국회와 시민단체가 지적해온 특별협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는 커녕 거꾸로 회귀한 모습이다. 정부의 설명으로는 이 협정안대로 분담금을 증액할 합리적인 이유가 전혀 없으며, 국회가 이번 협정안을 동의해 줄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트럼프와 다른 바이든 시대라면, 트럼프 시대와는 다른 분담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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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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