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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율립

[월간율립 2020년 11월호] 모두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월간 율립 _ 11월(2020)

모두의 안녕과 안전을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변호사 오민애

 

매일 아침 “갔다올게”라는 인사로 건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길에 함께 하겠다는 한 보험회사의 광고가 있다. 이 광고가 따스하고 웃음짓게 만드는 아름다운 광고로만 남을 수 없는 것은 오늘도 평범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날,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한해 2,400명, 하루 6-7명에 이르는 현실이 있기 때문일테다.

 

생명안전기본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여당 대표의 확신에 찬 발언이 있었던 지난 9월, 10만명의 국민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 필요성에 동의하여 법안이 국회의 논의 테이블에 올려졌다. 그리고 각 정당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도 국회에서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소에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다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기업을, 경영책임자를 무조건 처벌해야한다는 법이 아니다. 시청 앞에서 사고가 나면 시장까지 무조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법도 아니다. 사고가 나면 그제서야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던 것에서, ‘처벌’을 감수해야할만큼 생명과 안전, 건강을 잘 살피고 우선시해야할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혹은 자신이 설치한 시설물에서 누군가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 사고가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실제 사업장의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만큼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허가나 감독에 관한 실질적 권한이 있는 공무원이라면 주의의무를 다해야하고, 이를 위반해서 사상의 결과가 발생하였다면 응당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19대, 20대 국회를 거치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커져왔다. 참사가 발생하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직후마다 법 제정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왔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고에, 더 이상 이런 죽음은 없어야 한다는 피해자와 유족들의 절규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조문 하나하나에 묻어있다. 지금까지 이런 법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너무나도 많은 죽음과 피해를 강요해왔던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기도 하다.

 

법률에서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를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업의 경영책임자로 두고, 이들에게 어떤 의무가 있는지, 위반하여 사상의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부담하여야 할 책임의 범위를 명시함으로써,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판단하도록 하고자 하는 법이다. 대규모의 기업일수록,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과 실무담당자와의 거리는 멀다.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되어 수사 및 기소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현장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선임되어 운영을 위한 비용, 운영방향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이들은 수사대상조차 되기 어렵다. 사상의 결과가 발생하면 현장책임자 선에서 처벌하는데 그치고,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지에 대해서는 검찰의 수사의지와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다단계의 외주화를 통해 위험에 대한 자신의 책임까지 모두 외주화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른 책임도 세분화하고 엄격하게 정하여,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 치환하지 않고 의사결정의 중요한 가치로 여길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소홀히 여기는 것이 더이상 우리 사회에서 괜찮지 않다는 정확한 신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로 모든 공이 넘어간 지금, 지난 10여년간 왜 죽음과 고통의 사슬을 끊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되어왔는지 국회에서 법안을 심사할 분들이 꼭 한번 생각해봐주시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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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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